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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까지 '故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리 곳곳을 메웠다.

2019년 기해년 새해가 드디어 밝았다. 그러나 한 해의 시작을 온전히 기뻐할 수조차 없는 이들이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 지난해 악화일로 됐던 청년실업 문제도, 위험으로 내모는 노동 현실과 여전히 자행되는 북한 인권 유린도 끝내 해결되지 못한 채 해를 넘기고 말았다. 새해에도 해묵은 과제와 씨름하고 있을 이들의 이야기를 조명해봤다.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으로 평화통일 이슈가 급물살을 탔지만 탈북민들의 마음은 기대감과 아쉬움이 교차한 한 해였다.

"거리의 노동자들…모두가 웃는 세상 되길"



새로운 한 해가 밝은 지금 이들은 언제쯤 현재의 상황을 끊고 새 출발을 할 수 있을까. 기쁨과 희망이 가득한 새해를 75m 높이의 굴뚝에서 보낸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굴뚝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인 지도 어느덧 416일째를 맞았다. 이들에게는 한 해가 바뀌었다는 의미도 평화도 온데간데 없었다. 오직 '세계 최장기 굴뚝고공농성'이라는 씁쓸한 기록만이 함께할 뿐이다.



더 이상 억울한 노동자의 죽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차디찬 거리로 나온 이들도 있다. '내가 김용균'이라고 외치는 우리사회의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 비정규직으로 일하다가 숨진 고(故) 김용균 씨의 사망사고는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위험으로 내모는 원·하청 구조를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경종을 울렸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이었던 31일까지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리 곳곳을 메울 정도였다. 사고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도 목소리를 더했다. 지난 12월 27일 국회에서 일명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정작 제2의 김용균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전한 것이다. 그는 "여전히 용균이의 친구들은 하청노동자로 일을 해야 한다"면서 외주화의 근절을 촉구했다.



이처럼 불합리한 상황에 맞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우리이웃들은 너무도 많다. 2019년 만큼은 더 이상 안타까운 일이 발생치 않도록 같은 시민으로서 노동 현실을 들여다보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비정규직대책 한국교회연대 남재영 목사는 "3년 전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시민들이 촛불을 밝혀 든 것은 인간의 존엄성이 실현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국민적 염원이었다"며 "계속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해 모두의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전했다.



박승렬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회의 정의평화위원회)도 "노사관계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교회마저 노동과 노동자를 멸시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면서 "노동자도 하나님의 자녀이며 존중 받아야 할 존재다. 이번 년도에는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를 존중하는 풍토를 이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의 체감 실업률은 21.6%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北 인권 개선·탈북민들 경제적 어려움 나아지길



2018년은 그 무엇보다 남북관계에 극적인 변화가 있던 한 해였다.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의 물꼬가 트인 데 이어 북한과 미국의 정상의 역사적 첫 만남도 이뤄졌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탈북민들의 심정은 복잡했다. 마침내 통일의 길이 열리는지에 대한 기대감과 한편으론 여전히 북한 내부에서 인권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모습을 지켜보며 아쉬움이 교차했다.



그렇다면 다가온 새해에 탈북민들은 어떤 소망을 가지고 있을까. 북한인권단체 북한정의연대 대표 정베드로 목사는 무엇보다 탈북민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북한에 남겨진 가족들의 건강이라고 말했다.



정 목사는 "특히 기독교에 대한 북한의 탄압이 극심한 만큼, 크리스천 탈북민들은 북한의 가족들이 무사하고 신앙의 자유를 억압하는 제도들이 없어지길 바라는 소망을 갖고 있다"며 "2019년 새해에는 더욱 국제사회와 전 세계 교회들과 협력해 북한의 인권 실태를 알리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선교와 복음통일을 꿈꾸는 목소리도 있었다. 새해 소망을 말하는 탈북민 출신 강철호 목사(북한기독교총연합회 회장, 새터교회)의 확신과 간절함이 묻어났다.



강 목사는 "독립운동 당시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앞장서서 순교하며 나라를 지켰듯이 그런 각오와 믿음으로 통일을 준비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없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쌓아온 기도에 더해 적극적으로 북한선교를 위해 행동한다면 분명 하나님이 복음통일을 이루실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사회가 경기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탈북민들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과 적응 문제가 나아지길 바라는 희망도 컸다.



강철호 목사는 "많은 탈북민들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데 그마저도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실직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새해에는 탈북민들의 경제 사정이 보다 나아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정베드로 목사도 "여전히 탈북민들은 한국사회·교회에 동화되지 못하고 주변인으로 살아가고 있다"며 "새해엔 탈북민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년실업'…고군분투 2030



2018년 들어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해 1월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평범한 삶이 더 좋아지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2018년 청년들은 정부가 약속한 ‘평범한’ 삶을 살았을까.



통계청 '2018년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의 체감 실업률은 21.6%였다. 관련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였다. 정부는 청년실업 타계를 위해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을 비롯해 청년층 공공부문 일자리 신설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놨지만 사상최악의 청년실업을 막지 못했다.



막상 취업해도 일자리의 질은 낮았다. 취업에 성공한 청년의 83.8%가 첫 월급이 200만 원을 밑돌았다. 많은 청년들이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씨와 같이 목숨을 담보로 하는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일하거나 각종 폭언과 갑질에 노출된 채로 일했다. 이들이 비상식적인 노동조건에서도 악착같이 버틴 이유는 열악한 일자리조차 청년들에겐 '생존을 위한 지푸라기'였기 때문이다.



오재호 공존사회연구실 연구위원은 "그간 청년층은 사회 성장을 견인하면서도 부조리에 저항하는 세대, 억압과 권력에 맞서 자유로운 문화를 창조해내는 세대였다. 그러나 한국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서 태어난 지금 청년들에게 역설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사회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것이 커다란 도전이 되어버린 오늘날 대한민국. 어두운 전망과 비관이 앞을 가리고 있지만 청년들은 아직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취준생 박 모(28세) 씨는 "올해 꼭 취업에 성공해 부모님 앞에 떳떳하게 서고 싶다"며 "정부가 기업들이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최근 다니던 직장의 계약만료 후 다시 취준생으로 돌아온 안준현(30세) 씨는 "상황이 쉽진 않지만 포기는 이르다"며 "젊은 세대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출처: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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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1-03 05: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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